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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장비리뷰

오아시스 (캐빈) 하비타프, 첫 장비 마련

by zourney 2021.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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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다니다 보니 슬슬 장비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캠핑장비를 마련하려고 하니 텐트며 타프, 의자, 랜턴 등등 살 것이 많아도 너무 많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알아보기에는 시간도 비용도 모두 부담스럽다. 고민 끝에 가장 먼저 사기로 한 장비는 타프다. SUV를 몰고 있으니 차박으로 천천히 캠핑을 시작해볼 요량이었기에 텐트보다는 타프가 더 필요할 것 같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렉타타프? 실타프? 블랙 코팅?

타프는 다 네모반듯하게 생긴 줄 알았는데 막상 사려고 보니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흔하게 쓰는 네모난 모양의 렉타 타프가 있는가 하면 헥사곤, 윙처럼 다양한 모양도 있으며 타프 스크린처럼 아예 쓰임새가 다른 것도 있다. 게다가 소재는 또 얼마나 다양한지 내수압이니 립스탑이니 하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용어가 가득했다. 이럴 땐 많이 찾아보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일단 모양별로 분류해보기로 했다. 타프의 가장 기본격인 지붕 그늘을 만들어주는 렉타타프, 헥사곤 타프, 윙 타프 등을 살펴보았다. 무난하고 쓰임새가 다양해 보였지만 차량과 도킹해서 쓰려는 나의 목적과는 맞지 않아 보였다. 양 옆이 휑하니 뚫려 있으니 사생활 보호가 잘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공간 분리가 확실한 타프 스크린을 사자니 크기의 부담이 너무 컸다. 그러던 중 하비 타프라는 새로운 모양의 타프를 알게 되었다.




동굴 같은 모양의 하비타프

동굴처럼 생긴 하비타프는 캐빈타프, 케이브타프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디자인의 원조는 모스(moss)사에서 만들었던 하비텐트로 이후 하비텐트가 단종되고 유사한 디자인의 타프들이 출시되자 곡선형의 양옆 사이드 월이 있는 텐트들을 하비텐트라고 부르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레트로스나 유나캠핑의 면 하비타프가 가장 유명하며 구하기도 어렵다.

내가 선택한 것은 오아시스 캠핑의 캐빈타프다. 사실 캠핑용품은 중국 OEM으로 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앞서 소개한 두 면 타프를 제외하고는 다 비슷한 모양새에 비슷한 스펙의 스킨을 사용한다. 물론 아주 저가의 제품을 산다면 디자인과 스킨, 특히 폴의 재질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수많은 타프 중 하비타프를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디자인 때문이다. 차량과 도킹해서 사용하기 용이하면서도 사생활이 보장되는 안락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타프 하나만 쳐도 최소한 양 옆의 눈길은 피할 수 있다.

한창 감성캠핑이 유행 중이니 밝은 색으로 구매하고 싶었지만 면 하비타프를 구매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카페에 가입하고 대기를 하다 선착순으로 구매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나마도 바로 배송되는 것이 아니라 제작까지 몇 개월을 기다려야 완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두세 번째 장비라면 모를까 첫 장비로 구매하기엔 영 부담스러운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면 소재를 포기하고 나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오아시스 캠핑, 소울왓, 세컨드스텝, 살반 등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인데 여기도 사정은 별다를 것 없었다. 모든 사이트에서 품절인 데다 언제 재입고될지 기약도 없는 상황이다. 캠핑이 원래 이런 것인지 캠핑 붐이 이는 바람에 한시적으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인지 알 길이 없는 캠핑 초보는 덜컥 막막해졌다.




초캠장터에서 찾은 내 물건.

이러다가 가을 캠핑을 가기는커녕 올해 안에 타프를 살 수나 있을까 싶던 찰나에 의외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캠핑용품은 중고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중고거래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품절만 가득한 상황에 가릴 처지가 못 되었다. 키워드 알람을 걸어두고 당근마켓과 초캠장터 카페를 살피고 있었는데 마침 집에서 30분 거리에 사는 판매자가 한번 사용한 타프를 괜찮은 가격에 내놓았다. 연락 후 한달음에 달려가 주차장에서 타프를 펴보니 아직 공장 냄새가 채 빠지지 않은 '새 것 같은 중고'였다. 큰 고민 없이 바로 구매했다. 드디어 나도 타프가 생겼다.




첫 피칭은 화천에서.

첫 피칭을 해볼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차박 할 짐에 타프를 챙겨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캠핑장을 찾았다. 조금 버벅거리긴 했지만 처음 스크린 타프를 피칭하던 때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몇 번 텐트를 쳐보았다고 이제는 제법 피칭 속도가 빨라졌다. 피칭을 하고 차를 안으로 주차해보니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 같은 디자인에 블랙 암막 코팅이 짱짱하니 햇빛도 잘 가려진다.

하비타프를 시작으로 캠핑장비가 눈덩이 불어나듯 불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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