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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태안 청산리오토캠핑장, 바다와 고양이

by zourney 2021.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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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캠핑하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작년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우당탕탕 캠핑을 다녔다면 올해는 다르다. 이제는 장비도 웬만큼 갖췄고 내 캠핑 취향이 어떤지도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났기 때문이다. 친구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살펴보던 중 석양이 너무나 멋지게 물든 하늘을 가진 캠핑장을 발견했다. 친구에게 바로 디엠을 보내 캠핑장 정보를 알아본 뒤 예약에 성공했다. 가까운 지인이 미리 방문한 곳이다 보니 여러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에 캠핑을 즐기는 친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태안 청산리 오토캠핑장

 2021.05.05~06, 데크 9

 

태안 '청산리 오토캠핑장'은 태안의 여느 캠핑장이 그렇듯 바다 앞에 위치한 캠핑장이다. 다만 바다가 바로 앞에 보이기는 해도 바다에 가려면 캠핑장 입구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때문에 바다를 가는 길은 다소 멀어지지만 거센 바닷바람으로부터는 조금 안전한 편이다. 데크 사이트와 지붕이 있는 타프 데크, 노지 사이트가 있는데 데크가 편리하긴 하지만 자유롭게 사이트를 구성할 수 있는 노지도 나쁘지 않다. 주차는 대부분 사이트 바로 옆에 가능하며 사이트 사이에 공터가 거의 사이트 하나 크기만큼씩 있기 때문에 여유롭다. 아이가 있거나 편의시설(화장실, 샤워장, 개수대 등)과 가까운 곳을 원한다면 앞 번호를, 조금 거리가 있더라도 여유롭고 프라이빗한 캠핑을 원한다면 뒷번호를 택하면 좋다. 다만 사이트가 생긴 순서대로 번호가 붙은 것이라 반드시 위치를 확인한 후 예약해야 한다. 뒷번호도 편의시설과 아주 멀지는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캠핑장 안 쪽의 뒷번호 데크가 더 좋아 보였다. 

 

추천사이트: 데크 3, 4, 5, 7 ,9, 13

 

 

 


 

캠핑을 시작한 이래 가장 순조로웠던 피칭.

캠핑을 갈 때마다 사이트 크기며 바닥상태가 제각각이다 보니 한 번에 순조롭게 피칭을 하기보다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리를 잡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 텐트로만 캠핑을 다녔다면 우여곡절이 적었겠지만 그 사이에 장비도 이것저것 바꿔보는 통에 더 그랬다. 그런데 이제는 콜맨 오아시스에 좀 익숙해진 것인지 이번 피칭은 한 번에 아주 순조롭게 끝났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일단 캠핑장 상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데크와 데크 주변의 파쇄석이 잘 관리되고 있었고 옆 사이트 사이에 공터도 널찍했기 때문에 텐트를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피칭을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아예 독립 사이트가 아니고서야 모든 자리가 다닥다닥 붙은 곳이 대부분이니 이렇게 간격이 뚝뚝 떨어져 있는 캠핑장을 만나면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피칭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서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좋았다. 한창 날씨가 좋을 5월이니 온도도 적당하고 바람도 잘 불어서 캠핑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피칭이 쉬워 체력소모가 적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청산리 캠핑장은 고양이 천국.

캠핑장에는 대부분 고양이가 많다. 먹을 것이 많고 차가 지나다니지 않으니 생긴 현상인가 보다. 바비큐를 하다 고기나 소시지를 남기기라도 하면 밤 사이 고양이가 물고 가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조금 뻔뻔한 친구들은 식사 중에 아예 대놓고 근처에 와서 음식을 나눠달라며 야옹야옹 소리를 내기도 한다. 때문에 캠핑장에서 고양이를 보는 일은 아주 흔한 경우임에도 청산리 오토캠핑장의 고양이는 유독 기억에 남는다. 친화력이 개냥이 수준을 너머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에 맞먹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처음 텐트를 피칭할 때부터 등장한 치즈냥 한 마리가 텐트 지퍼를 열자마자 불쑥 들어가 자리를 잡아버렸다. 폴대도 세우고 팩도 박아야 하는데 텐트 안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앉아 식빵 자세를 취하다니 귀여우면서도 난감했다. 소리를 내거나 부스럭거리면 보통의 고양이는 금세 달아나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양이가 놀다가 갈 수 있도록 잠깐 기다려주었지만 영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할 수 없이 고양이가 앉아 있는 채로 폴대도 연결하고 망치질도 시작했는데 소리가 아무리 시끄러워도, 무너진 폴대가 바로 옆으로 떨어져도 고양이는 놀라기는커녕 오히려 평온해 보였다. 내가 집에서 데려온 고양이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캠핑장에서 많은 고양이를 보았지만 이렇게 친화력이 좋은 고양이는 또 처음이다. 

 

그렇게 처음부터 우리 사이트에 함께 자리 잡은 고양이는 떠나나 싶다가도 다시 돌아오기를 일쑤였다. 텐트 안에서 같이 자는 것만은 하고 싶지 않아 출입구 지퍼를 닫아두었더니 나중에는 텐트 앞에 마킹까지 하고 떠났다. 아무리 고양이가 귀엽지만 면 텐트 유저인 나로서는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직접 보았기에 바로 닦아낼 수 있어 다행일 따름이었다. 청산리 캠핑장은 고양이가 워낙 많은 데다 친화력이 대단하니 주의해야 한다. 

 

 

 

 

 

 

다시 오고 싶은 캠핑장

캠핑을 하다 보면 웬만큼 좋았어도 재방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워낙 경치 좋고 유명한 캠핑장이 많다 보니 한 번씩 가보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청산리는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금세 드는 곳이었다. 시설이 화려하고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캠핑장 관리가 충분히 잘 되고 있었고 운이 좋았던 것인지 캠핑장 이용객들도 매너가 좋았다. 거기에 넉넉한 사이트 크기와 멋진 바다 뷰가 더해지니 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원한다면 캠핑장에서 장비를 빌려 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수도권 근교에서 바다 캠핑장을 찾고 있다면 방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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