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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캠핑일기

화천 답게, 유명한 곳은 다 이유가 있다

by zourney 2021.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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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또 한 건 해냈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캠핑장을 운 좋게 찾아낸 것이다. 얼마나 초반에 찾아냈으면 홈페이지는커녕 후기 하나 검색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황금 같은 주말에 널찍한 사이트를 예약했다고 해서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냉큼 따라갔다. 점점 캠핑을 가는 주기가 짧아진다.

 

 

화천 답게캠핑장

2020.09.12~13

 

화천의 깊은 계곡 사이 위치한 답게 캠핑장은 숲 캠핑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곳이다. 모든 사이트가 나무들 사이 자연에 폭 싸여있다. 사이트 크기나 간격도 훌륭하거니와 시설은 두말할 것 없이 5성급이다. 사워장과 화장실, 공용 주방이 잘 지어진 펜션급인 데다 관리도 잘 된다. 숲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에 자리를 잡으면 널찍한 데크 위에서 숲 속 캠핑도 가능하다. 데크 앞 파쇄석은 웬만한 캠핑장의 두 가족 사이트만 한 크기다. 단점이라고는 예약이 어렵다는 것뿐, 그나마 초반에 남들이 잘 모를 때 간 덕분에 어렵지 않게 가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추천사이트: B2, B3, 별데크

 

 


 


첫 차박 도전.

이번에는 빌린 것이 아닌 내 장비를 챙겼다. 하비타프와 의자를 챙기고 자잘한 짐들도 야무지게 트렁크에 넣었다. 2열을 접어 차 안에서 잘 요량으로 텐트는 챙기지 않았다. 차박을 검색하면 뒷자리 평탄화에 관한 얘기가 많았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다. 내가 타는 싼타페 tm은 2열을 그냥 접어도 경사가 거의 없었고 차박을 얼마나 할지도 모르는데 초반부터 차를 개조하거나 비싼 매트를 사는 것이 부담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하루 자보고 나중에 결정하기로 했다. 그래도 기왕이면 바닥은 좀 푹신해야 하니 발포매트와 이불을 챙겼다.

 

 

 

 


엄청난 크기의 사이트.

답게 캠핑장에 도착해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만큼이 다 우리 자리라고? 싶은 정도의 크기였다. 사이트 간격이 좁은 캠핑장이라면 사이트 두세 개는 만들 만한 크기다. 그러니 예약이 치열해졌겠지 요즘은 예약 전쟁 대단하다고 들었다. 특히 언덕에 위치한 B사이트들은 제대로 된 독립 사이트다. 사이트 크기와 간격이 넓은 데다 오르막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사람들의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서로 마주칠 일이 없으니 신경 쓰이거나 눈치 보일 일도 전혀 없다. 흠이라면 화장실이나 개수대가 있는 편의동까지 언덕길을 계속 오르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B4나 B5부터는 조금 힘들 수 있으니 B2, B3 정도의 위치가 딱 좋다. 별데크도 위치는 좋지만 규모가 조금 작은 편이다.


새로 생긴 신생 캠핑장이니 사이트 컨디션도 좋다. 데크도 반짝반짝 파쇄석도 고르다. 친구는 캠핑카, 나는 차박 예정이니 어떻게 피칭할까 고민할 것 없이 둘 다 파쇄석 위에 자리를 잡고 데크를 공용으로 쓰기로 했다. 넓다 넓어. 미리 사 온 맥주와 소주는 공용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가끔 공용 냉장고를 사용하기 찝찝한 곳들도 있는데 답게는 새것이니 전혀 그런 걱정이 없다.

 

 

 

 

 

화천에 오면 송어회를 먹어야 한다면서요?

화천으로 캠핑을 온다고 하니 화천에 사는 친구가 '강원양어장횟집'이라는 로컬 맛집을 알려주었다. 지도로 검색을 해보니 마침 캠핑장 오는 길 중턱에 있다. 채 50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맛집이라니 동선도 딱 좋다. 도착해보니 알려진 맛집인지 사람들이 꽤 있었다. 먹고 갈 계획이었다면 기다려야 했겠지만 포장이니 별 상관없다. 송어회를 포장해서 캠핑장으로 직행했다. 자리를 어느 정도 잡고는 포장해온 송어회로 점심식사를 했다. 숲을 바라보며 먹는 송어회라니 기가 막히다.

 

 

 

 

오늘도 짧기만 한 하루.

누누이 말하지만 캠핑을 오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뭘 했다고 벌써 저녁이다. 저녁은 말해 뭐해 고기다. 그릴에 지글지글 구운 고기로 저녁을 먹고 또 먹고 또 먹다 보니 어느새 밤이다. 내일이면 집에 가야 하는 것이 벌써부터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알차게 써보려 감겨오는 눈을 부릅 떠가며 신나게 놀았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니 어제 무리했다는 것이 바로 느껴졌다. 온몸이 뻐근한 게 살려달라며 아우성치는 것 같다. 맥주를 박스로 마셨으니 당연한 일이다.

 

 

 

 

 

캠핑장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니!

나는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야 하는 얼.죽.아인데  캠핑장에선 사실 그게 쉽지 않다. 그런데 친구가 차에 제빙기가 있다며 얼음을 꺼내 주었다. 사람들이 왜 캠핑의 끝이 캠핑카라고 하는지 바로 알겠네. 친구 덕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속을 달래며 해장할 수 있었다. 정신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오늘도 날씨가 너무 좋다. 2박 예약했어야 하는데... 늘 아쉬움만 남는다. 시설, 사이트 크기, 편의시설, 경치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았던 핫플이 될만한 캠핑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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