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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콜맨st 파이어플레이스와 화로대테이블

by zourney 2021.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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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멍과 요리를 위한 화로대.

캠핑을 다니다 보면 꼭 필요한 장비가 있고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있으면 좋은 장비가 있다. 그중 화로대는 그 사이 어딘가의 위치에 속하고 있다. 없더라도 캠핑은 가능하지만 가지고 있으면 캠핑의 질을 대폭 상승시켜주기 때문이다. 활용하기에 따라서 실용성과 감성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캠핑을 처음 시작하던 때만 해도 화로대는 소위 말하는 '불멍'을 위한 감성 아이템이라고만 여겼기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캠프파이어를 하기 위해 장작이며 화로대, 토치 등을 다 챙기기에는 너무 번거롭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캠핑 경험이 쌓이다 보니 어딜 가나 화로대가 없는 캠퍼들이 없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단순히 타는 장작불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불을 이용해서 요리를 하거나 동계캠핑의 난방으로 쓰기도 하는 모습을 보니 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일단 화로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으니 어떤 것을 사야 할지 정해야 한다. 검색을 해보니 많이들 사용하는 화로대는 사각형 모양의 접이식 화로대였다. 원통을 반 잘라놓은 듯한 모양의 '밥 그릴'이나 다리가 X자로 교차되어 '엑스 그릴'로 불리는 모델들이 여럿 있는데 기본적인 구조는 거의 비슷하다. 어차피 화로대는 불을 붙이고 나면 다 비슷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왕 사는 김에 내 마음에 쏙 드는 것을 구매하고 싶어 다시 검색에 들어갔다. 보편적인 것들 외에 유명한 화로대는 무엇이 있을까 싶어 검색 범위를 늘려보니 예상보다도 훨씬 많은 종류의 화로대가 있었다.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라 1만 원대의 저렴한 제품부터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까지 다양했다. 가격대가 높은 제품을 찾아보니 역시나 예쁘긴 했지만 불을 태우는 데 그만큼의 돈을 쓸 엄두는 나지 않았다. 게다가 예쁜 제품들은 무게와 부피가 상당하다. 얼른 눈을 돌려 수용이 가능한 범위에서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왼) 초경량 화로대 피코그릴, (우) 기능에 충실한 콜맨 파이어플레이스

 

초경량 수납력 좋은 피코 그릴.

처음 눈에 들어왔던 것은 피코 그릴(Picogrill)이다. 총무게가 398g밖에 되지 않아 피코 그릴 398로도 불리는데 접고 나면 A4파일 하나 정도의 크기와 두께를 자랑한다. 그렇다 보니 수납력을 중요시하는 승용차 캠퍼나 경량 제품을 찾는 백패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하지만 작고 컴팩트한 사이즈에 비해 가격은 착하지 않다. 정품 구매 시 15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제품의 크기와 가격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고작 이 크기에 그 가격이라니'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1만 원대~2만 원 초반의 피코 그릴 st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피코 그릴 st에는 정품에는 없는 재 받침대가 있다. 정품의 기술력을 따라갈 수야 없겠지만 실용성 면에서는 오히려 가품이 우위에 선 경우다. 모든 화기가 그러하듯 사용하다 보면 열로 인한 변형이 생기는데 열변형은 정품과 가품을 가릴 것 없이 둘 다 발생한다.

 

피코 그릴 st을 실제 사용해보니 작고 가벼운 크기가 단연 마음에 들었다. 반면 어렵진 않으나 번거로운 조립, 경량 제품 특성상 안정적이지 않은 구조가 조금 불편하다. 무게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화로대를 지지하는 다리가 굉장히 얇아 바람이라도 불 때면 혹시나 화로대가 넘어질까 노심초사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1~2인용의 작은 크기라 잠시 불을 때고 말 것이 아니라면 중간에 계속해서 재를 정리해주어야 불씨를 꺼뜨리지 않을 수 있다. 사용 시에는 불편하지만 철수 시 접고 나면 워낙 간편하니 장단점이 아주 뚜렷한 제품이다.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 싶은 백패커, 혼자 캠핑을 다녀 장작을 조금 사용하는 캠퍼들에게 추천한다.

 

 

 

 

 

전통적인 강자 콜맨 파이어 플레이스.

콜맨의 파이어 플레이스는 피코 그릴과 정반대의 제품에 속한다. 묵직하며 부피가 크고 '장작 먹는 하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장작이 순식간에 활활 탄다. '그래, 이거야 말로 캠프파이어지'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런 제품이다. 피코 그릴의 경우 장작 크기가 크거나 덜 마른 경우 쉽게 불이 꺼져 연기가 나는데 파이어 플레이스는 바람이 통할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는 디자인이다 보니 일단 불이 붙기만 하면 조금 덜 말랐거나 크기가 큰 장작도 잘 탄다. 

 

단순히 장작을 태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를 할 때도 유용하다. 사각형의 안정적인 구조이니 화로대 위에 그리들이나 그릴을 올릴 수 있으며 일회용 석쇠와도 호환이 쉬운 크기다. 재 받침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요리 시에는 위로 올린 뒤 숯을 놓고, 요리가 끝난 뒤엔 아래로 내려 장작을 태우는 것도 가능하다. 콜맨 파이어 플레이스 역시 중국발 st가 존재하는데 가격은 정품의 반값 수준이다. 정품과의 가장 큰 차이는 옆면을 막는 철망의 유무인데 실제 사용을 해보니 옆면이 뚫려 있다고 해서 장작이나 숯이 밖으로 새는 일은 없다. 캠핑 분위기를 제대로 내고 싶은 캠퍼, 불멍과 요리를 동시에 해결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콜맨 화로대 테이블.

나는 피코 그릴 st을 사용하다 한계를 느껴 콜맨 파이어 플레이스 st을 구매했다. 미니멀리스트와는 거리가 멀기도 했고 그릴과 화로대를 동시에 들고 다니느니 화로대 하나로 해결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파이어 플레이스로 정착을 한 뒤에는 화로대 테이블도 구매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화로대는 가짜를 사고 테이블은 정품을 구매했다. 처음에는 기왕 살 거 화로대도 정품으로 살 걸 하는 후회가 조금 있었지만 알다시피 화로대는 한 번만 사도 기름과 숯으로 까맣게 그을려버리기에 금세 애착이 사라진다. 어쨌거나 최근에는 콜맨 조합으로 즐거운 캠핑을 즐기고 있다. 요리용 숯 따로 장작불용 장작 따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던데 내 경우는 장작을 조금 피워 요리를 하다가 남은 장작을 모두 넣어 요리하며 떨어진 기름까지 다 태워버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초반에 캠핑 카페를 열심히 들락이며 찾았던 정보와는 전혀 딴판으로 캠핑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주변에서 추천을 해주어도 결국은 다 본인의 캠핑 스타일에 맞춰 장비를 꾸려나가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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