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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캠핑일기

꾸지나무골 해수욕장, 바다 앞 캠핑장

by zourney 2021.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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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짧게나마 캠핑을 갈 수 있게 되어 급하게 캠핑장을 찾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휴일이 생기면 캠핑 생각이 절로 떠오르는 걸 보니 이제 캠퍼가 다 되었나 보다. 하지만 연휴가 다 다가와서야 캠핑장을 찾으려니 검색하는 족족 이미 전부 예약이 꽉 찼다. 그렇다고 아무 데나 가고 싶지는 않으니 검색, 또 검색을 했다.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 캠핑장에 가고 싶어 서해안 해안가를 따라 웬만한 캠핑장은 모두 예약 완료 거나 여름이 지나 폐장한 상태다. 그러던 중 캠핑 카페에서 태안의 한 캠핑장이 아직 운영 중이라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찾아보니 이름도 생소한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에 있는 캠핑장이라고 한다. 전화를 해보니 아직 자리가 남아 있다. 그것도 꽤 많이. 예약이 가능하다니 반가운 마음 반, 왜 아직도 예약이 쉬울 만큼 아무도 찾지 않은 건지 불안한 마음이 반이었지만 다른 대체안이 없어 도전하는 마음으로 예약을 하게 되었다.

 

 

 

 


 

 

태안 꾸지나무골 캠핑장

 2020.10.03~04, A사이트 7번 

 

2020년 방문했을 당시와 현재의 모습이 많이 달라져 정보가 다를 수 있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를 기준으로 하자면 해변가로 사이트가 쭉 늘어선 형태였는데 소나무 사이사이에 사이트가 있어 자리마다 크기며 모양이 들쑥날쑥했다. 경사가 있어 바다 바로 앞이 아니더라도 시야가 많이 답답하지는 않은 편이나 캠핑장 특성상 주차를 사이트 바로 옆에 못하고 좀 떨어진 곳에 해야하는 것이 단점이다. 웨건이나 수레를 이용할 형편도 아니라서 짐은 무조건 양손으로 들고 날라야 하니 유의해야 한다.

 

 


 

장단점이 명확한 곳.

캠핑장에 도착해보니 왜 예약이 다 차지 않았는지는 바로알 수 있었다. 해수욕장 앞 소나무 방풍림 사이사이에 만들어진 캠핑 사이트였기 때문에 사이트 바닥이 마사토,  그야말로 맨 흙바닥인 데다 자리별로 크기와 모양이 모두 들쑥날쑥했다. 사이트 배치도만 보고 바다 앞 7번 자리를 예약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너무 좁은 데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 경사가 있어 어떻게 텐트와 타프를 피칭해야 할지가 난감했다. 그나마 7번은 타프 피칭이 가능했지만 자리에 따라 타프나 큰 텐트는 아예 피칭이 불가능한 곳이 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주차장도 꽤 멀리 있었다. 사이트 바로 옆에 차를 대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아예 진입이 불가능한 것은 얘기가 다르다. 길이 나 있지 않으니 차는 물론 웨건도 진입하기가 어려워서 여러 번 왕복하며 짐을 옮겨야 했다. 둘이서 가볍게 떠난 경우라면 상관없지만 아이가 있거나 짐이 많은 경우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그 외에도 해수욕장 번영회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라 아직 미숙한 점들이 여럿 보이는 단점이 있었다.

 

대신 경치는 끝내줬다. 오션뷰 캠핑장이라는 곳에 가봤자 바다가 저 멀리 보이는 경우도 부지기수인데 꾸지나무골 해수욕장 캠핑장은 바다가 말 그대로 코 앞이다. 간조 때 물이 빠지면 해변 너머로 갯벌이 보이다가 만조로 물이 들어차면 몇 걸음 사이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태안의 끝자락이라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니 사람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경치가 모든 단점을 상쇄시키는 셈이다. 자리잡고 짐 옮기느라 고생은 했지만 피칭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보니 여기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나무 사이에 자리 잡은 우리 자리가 너무 멋지다.

 

 

 

 

 

 

밤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와인.

이번 캠핑의 메인메뉴는 소고기와 와인이다. 소나무 숲이라 그릴로 불을 피우기가 걱정되기에 짐을 줄일 겸 버너에 프라이팬만 가볍게 챙겼다. 짝꿍이 소고기와 양송이버섯, 아스파라거스를 프라이팬에 굽는 동안 나는 감바스를 준비했다. 냉동새우 대신 머리까지 달린 생새우를 사 와 직접 손질까지 하며 야심 차게 준비한 메뉴다.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팬 대신 냄비에 만드느라 기름양을 조절하지 못한 탓에 감바스인지 새우탕인지 모를 괴식이 되어 버렸다.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빨리 다음 메뉴로 넘어가야 한다. 서둘러 과일과 치즈를 세팅해서 2차를 시작했다.

 

밤바다에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가 낭만적이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까지 캠핑하기에 딱 좋은 날씨라서 기분이 저절로 좋아졌다. 사이트 사이에 잘 자란 소나무가 있고 파도소리가 들리니 다른 캠퍼들의 소음이 넘어오지 않는 점도 좋았다. 역시 캠핑은 평화로워야 한다.

 

 

 

 

만조와 바람.

다음날도 여전히 날씨가 좋았다. 아침 일찍 퇴실한 이웃들이 많아 한결 여유로워진 캠핑장을 두고 떠나기가 아쉬워 추가요금을 내고 체크아웃 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여유를 즐기며 커피 한 잔 내려마시고 나니 주변에는 우리만 남게 되었다. 이런 걸 두고 '전세 캠'이라고 하는구나? 얼결에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여유로움도 잠시, 조금 지나자 왜 다른 캠퍼들이 모두 철수했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바람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기분 좋게 시원하던 바람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거세졌다. 만조가 될 즈음에는 경치가 기막혔지만 바람 때문에 타프가 펄럭이고 가벼운 물건이 날아갈 정도가 되었다. 바람에 팩이 뽑혀 공중으로 날고 폴대가 무너지며 내 이마를 강타했다. 캠핑장에서는 비나 눈보다 바람이 훨씬 더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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